중동 분쟁 장기화 우려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하며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고 세계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동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발생하는 인플레이션 충격에 대한 우려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1.8% 오른 배럴당 102.37달러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1% 상승한 91.50달러에 거래됐다. 두 유종은 이번 주에만 각각 약 9%, 11%의 주간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을 호위하기 위한 국제 연합 구성을 촉구했지만, 이란의 새 지도자가 해협 봉쇄를 지속할 것이라고 맞서면서 지정학적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글로벌 증시는 동반 하락했다.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S&P500지수 선물은 각각 0.3% 하락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선물은 0.4% 내렸다. 특히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는 샨타누 나라옌 최고경영자(CEO)의 사임 소식에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8.9% 급락했다.
아시아와 유럽 증시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2% 하락했으며, 특히 혼다자동차는 전기차 전략 재평가와 관련해 약 157억달러(약 22조6000억원)의 비용 및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힌 후 주가가 5.6% 떨어졌다. 한국 코스피지수도 인공지능(AI) 메모리 제조업체 SK하이닉스가 2.15% 하락하는 등 에너지와 반도체주 약세로 1.7% 내렸다.
유럽 주요 증시 역시 개장과 함께 하락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0.75%, 독일 DAX지수는 1.1%, 프랑스 CAC40지수는 1.0% 각각 하락했다. 귀금속 가격 하락에 광산주가 약세를 보였고 은행, 명품주 등도 지수를 끌어내렸다.
반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며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DXY 달러 인덱스는 100.089까지 오르며 3개월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메르츠방크의 볼크마 바우어는 "미국의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장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으로 달러는 단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위험회피 심리 속에서도 이례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은 2% 이상 올라 한때 7만1993달러를 기록하며 7만달러 선을 회복했다. 반면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은 달러 강세 등의 영향으로 뉴욕상품거래소에서 0.6% 하락한 트로이온스당 5095.30달러에 거래되며 주간 하락을 앞두고 있다.
시장은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의 기자회견과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데이터 발표를 주시하며 향후 경제 방향에 대한 단서를 찾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