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주가 빠르게 성장한 사모대출 시장발 잠재적 위험에 대한 우려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KBW 나스닥 은행 지수는 올해 들어 거의 10% 하락했다. 이는 S&P 500 지수 하락률 2.5%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독일 도이체방크는 약 300억달러(약 43조2000억원) 규모의 사모대출 관련 대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뒤 주가가 7%가량 급락했다.
사모대출 펀드는 기업에 직접 대출을 제공하는 주체이지만, 동시에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빌리는 주요 차입자이기도 하다. 은행 입장에서 사모대출 펀드에 대한 대출은 최근 몇 년간 새로운 성장 동력이었다. 트루이스트 증권에 따르면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은행권 총대출은 3년 전 1조1000억달러에서 최근 1조9000억달러로 급증했으며, 이는 전체 은행 대출의 약 14%를 차지한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업신용중개기관에 대한 대출은 전 분기 대비 약 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은행 대출 증가율이 약 2%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브라이언 포런 트루이스트 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대형 은행주의 부진은 상당 부분 사모대출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며 "은행이 결국 위험을 떠안게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대출은 펀드가 보유한 대출 자산을 담보로 이뤄져 은행이 적은 자본을 쌓아도 되기 때문에 자기자본이익률(ROE) 측면에서 수익성이 높았다.
문제는 시장 상황이 악화될 경우다.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에 직면한 사모대출 펀드들이 기존 약정에 따라 은행에 추가 자금 인출을 요구할 수 있다. 미 재무부 금융조사국(OFR)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사모대출 펀드와 기업개발회사(BDC)는 통상 대출 한도의 50~65%만 사용해왔다. 남은 한도를 인출할 경우 은행의 익스포저는 급격히 늘어난다.
질 세티나 텍사스 A&M대 금융학 교수는 "이는 세계 경제가 불안정한 시기에 은행의 자원을 묶어두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은행들이 이를 면밀히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JP모건체이스 등 일부 은행은 담보로 잡힌 특정 소프트웨어 대출의 가치를 재평가하는 등 위험 관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부실 담보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달 초 웨스턴 얼라이언스 은행은 파산한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의 매출채권과 연계된 대출 상환을 중단했다는 이유로 제프리스 파이낸셜 그룹을 고소하기도 했다.
향후 경기 둔화나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금리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위험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는 펀드 차입 기업의 부채 비용을 높여 대출 부실과 자산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고, 결국 해당 펀드에 자금을 빌려준 은행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은행들은 오랜 고객인 사모펀드와 자신들의 주주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