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신입 일자리가 2년 새 3만개 가까이 사라지면서 대졸자들이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도시미래센터(Center for an Urban Future) 보고서를 인용해 뉴욕시의 신입 일자리가 2022년에서 2024년 사이 37%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약 3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수치다.
같은 기간 유급 인턴십 자리 역시 2019년 약 1만1000개에서 2024년 7000개 미만으로 크게 줄었다. 이는 한때 뉴욕 경제의 밝은 부분이었던 청년 고용 시장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지난해 5월 노스이스턴대를 졸업한 카일라 크루즈(22)씨는 600개 이상의 일자리에 지원했지만 현재까지 면접 기회는 단 10번뿐이었다. 그는 "내 경험과 의욕이라면 정규직을 얻을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며 "대학에 간 것이 과연 가치 있는 일이었는지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 경제 전반의 둔화와 맞물려 심화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기업들이 신입 채용을 주저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지난해 말 뉴욕시 감사관 마크 레빈은 보고서를 통해 대졸 신규 실업률이 전체 실업률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미겔 루나(23)씨는 AI 프로그래밍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업들이 과거처럼 대규모로 채용하던 초급 개발자 수요가 급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졸업 후 매주 15곳에 지원했지만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정말 절망적"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AI 기업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향후 5년 안에 AI가 현재 신입 사무직 일자리의 절반을 없앨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뉴욕시 경제개발공사(EDC)는 AI로 인해 향후 10년간 뉴욕시 일자리 약 24만4000개가 사라질 위험에 처해있다고 추정했다.
채용 컨설팅 기업 로버트 하프의 뉴욕 담당 임원인 던 페이는 "기술이 직업에 미치는 영향을 기업들이 평가하면서 뉴욕의 사무직 채용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됐다"며 "과거보다 인턴 채용 규모나 정규직 전환 제안이 줄어든 것을 확실히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악화하자 뉴욕시립대(CUNY) 등 교육기관들은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CUNY는 졸업생의 80%가 뉴욕에 남는 만큼, 지역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학생들이 유급 인턴십과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결국 AI와 경기 둔화라는 이중고는 검증된 기술을 가진 경력직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헌터 칼리지의 트래비스 폭스 파트너십 국장은 "신입에게 요구하는 기준이 훨씬 더 경쟁적으로 변했다"며 "기업들은 첫 직장을 구하기도 전에 지원자들이 해당 업무를 수행할 기술과 경험을 증명하길 원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