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Z세대를 중심으로 종교적 보수주의가 확산하며 이들의 정치적 우경화가 2026년 대선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곳곳에서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춘 교회들이 생겨나며 청년층의 종교 활동 참여가 늘고 있다. 브라질 고이아니아의 '카사 교회'는 그래피티와 네온사인으로 장식돼 나이트클럽 같은 분위기를 풍기며, 매주 수차례 1300여명의 젊은이들이 팝록 가스펠 밴드의 공연을 즐기기 위해 모인다.

이러한 현상은 브라질 청년층의 정치 성향과도 맞물려 있다. 2022년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30세 미만 복음주의 유권자의 4분의 3 이상, 젊은 가톨릭 신자의 절반 이상이 자신을 보수 성향으로 규정했다. 인구조사 데이터 역시 2000년 이후 15~29세 브라질인 사이에서 복음주의 신자 비율이 가톨릭을 잠식하며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브라질리아 대학의 플라비아 비롤리 정치학자는 "경제적, 사회적 불안감이 커지면서 많은 젊은이들이 '질서로의 회귀'를 강조하는 우파적 사상에 이끌리고 있다"며 "종교는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는 도덕적 안정성이라는 일관된 서사를 제공하며 매력을 증폭시킨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청년층의 우경화는 정치 지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브라질 복음주의 정치인들은 이미 의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2018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현재는 그의 아들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가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며 좌파 성향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현 대통령과 지지율 각축을 벌이고 있다.

소셜미디어는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하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틱톡과 같은 플랫폼에서 29세의 니콜라스 페레이라 의원 등 젊은 우파 정치인들은 종교적 신념을 자신감 있게 드러내며 Z세대의 지지를 얻고 있다. 좌파 성향의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보고서에 따르면 브라질 젊은이의 약 40%가 우파 성향이며, 이는 좌파 성향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특히 브라질 젊은 여성들의 보수화 경향은 다른 나라와 구별되는 특징이다. 같은 재단 조사에서 브라질 젊은 여성의 38%가 자신을 우파로 규정했는데, 이는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젊은 남성들이 보수화되고 여성들은 진보 성향을 유지하는 추세와 대조된다.

물론 모든 종교인이 보수적인 것은 아니다. 국제 문제 분석가인 트와이에르 기마랑이스(28)는 독실한 침례교 신자이면서도 자신을 좌파 페미니스트로 정체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신앙과 정치적 신념 사이에서 갈등했지만, 지금은 나와 같은 사람들을 찾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소수에 가깝다는 평가다. 브라질리아에 거주하는 19세 가톨릭 신자 마테우스 모레이라는 "오늘 선거가 있다면 플라비우 보우소나루에게 투표할 것"이라며 "룰라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룰라와 보우소나루의 시대가 저물어가는 가운데, 2026년 대선을 앞두고 브라질의 미래를 결정할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