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발 에너지 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공무원 재택근무 의무화와 주4일 근무제 도입 등 연료 절약을 위한 긴급 조치에 나섰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국제 유가 급등이 동남아 각국의 교통, 전기, 식품 비용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자 각국 정부가 이같은 대책을 내놓고 있다.
태국은 에너지 수요를 줄이기 위한 비상 조치의 일환으로 대부분의 정부 기관에 전면적인 재택근무를 의무화했다. 이 조치는 대국민 서비스와 직접 관련이 없는 모든 공무원에게 적용된다. 또한 내각은 불필요한 해외 출장 중단, 냉방 사용 자제 등을 촉구했다.
필리핀은 지난 9일부터 정부 공무원들의 근무 형태를 주4일 근무제로 전환해 연료 소비 감축을 시도하고 있다. 다만 이 조치는 임시적이며 응급 및 최전선 서비스 인력은 제외된다. 일부 주 정부 기관은 어민, 농민, 대중교통 운전기사에게 유류 보조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주 영상 메시지를 통해 "중동의 혼란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며 "우리는 우리가 선택하지도, 원하지도 않은 전쟁의 희생자"라고 말했다. 그는 "전쟁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필리핀 국민을 어떻게 보호할지는 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동남아 국가들도 비슷한 대응을 검토 중이다. 베트남 무역부는 국민들에게 원격 근무와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며 연료 사용 절감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공무원 재택근무 시행 가능성을 곧 결정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경제학자들을 인용해 필리핀이 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위험에 가장 취약한 국가 중 하나이며, 태국은 하루 약 1억2400만리터의 정제유를 소비하는 등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아 공급 차질에 노출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동남아 일부 지역에서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자 각국 정책 입안자들은 유가 급등이 초래할 추가적인 부담을 막기 위해 소비 억제에 나서고 있다. 태국 정부는 기업들의 자발적인 협력을 구하는 한편, TV와 라디오 등을 통해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시작하도록 지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