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미국의 대(對)러시아 제재 일시 유예 조치에 따라 러시아산 원유 수입 재개를 검토하고 나섰다. 이는 이란과의 전쟁으로 불안정해진 국제 에너지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미국의 조치에 따른 것이다.

13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METI) 관계자는 이날 미국의 제재 유예 이후 러시아산 원유 구매 여부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이란 전쟁으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해상에 발이 묶인 러시아산 원유 및 석유 제품에 대해 30일간 제재를 유예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를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호소카와 나루미 경제산업성 위기관리담당 부국장은 "다양한 국제 정세와 일본의 국익에 비추어 이 문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산업성의 다른 관계자 역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해 러시아산 원유가 중요하다고 언급하면서도 "주요 7개국(G7) 논의 및 국제 공조와 국익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며 적절한 조치를 계속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2025년 기준 원유 수입의 94%를 중동에 의존했으며, 이 중 93%가 이란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현재 이 해협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으로 사실상 봉쇄된 상태다.

이에 일본 정부는 중동 분쟁으로 인한 공급 차질을 완화하기 위해 약 8000만배럴의 전략비축유를 방출할 계획이다. 이는 일본 내 45일치 공급량에 해당한다. 정부는 전날 국내 정유사들에 전략비축유를 활용해 내수용 석유 공급을 확보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잉여 제품의 수출은 제한하지 않았다.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상은 이날 오전 국내 정유사들이 미국, 중앙아시아, 남미 등 대체 원유 공급처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