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가 중동 분쟁으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급등하자 전기요금 안정을 위해 시장 개입을 추진한다.

로이터통신은 13일 샤론 가린 필리핀 에너지부 장관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가린 장관은 정부가 개입하지 않으면 다음 달까지 전기요금이 16% 인상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중동 지역의 해상 운송 차질과 세계 LNG 공급량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카타르의 생산 중단으로 LNG 가격은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필리핀 정부는 단기적으로 LNG 발전을 석탄 발전으로 대체해 대응할 계획이다. 가린 장관은 "기본 구상은 LNG 사용을 줄이고 석탄과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늘리는 것"이라며 안정적인 석탄 공급을 위해 인도네시아와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정부는 시장을 규제할 수 있는 '긴급 권한'을 의회에 요청하고 있다. 가린 장관은 "물가 상승이 예상돼 일시적인 구제책을 마련하려는 것"이라며 이르면 다음 주부터 가격 제한 조치가 시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필리핀은 아시아에서 드물게 전력 가격이 규제되지 않는 시장 중 하나다. 1억명이 넘는 인구를 가진 필리핀의 전기요금은 이미 싱가포르에 이어 역내에서 두 번째로 높다.

가린 장관은 "연료 운송 비용의 과도한 증가는 파급 효과를 낳는다"며 일부 시장 규칙을 일시적으로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필리핀 최대 배전업체인 메랄코(Meralco)와 협력하고 있으며, 퍼스트가스파워(First Gas Power)와는 미사용 국내산 가스를 LNG 발전소에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메랄코는 로이터에 보낸 이메일에서 "요금 억제를 위한 에너지부의 계획을 지지하며, 충분한 계약 물량의 석탄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약 20년 만에 처음으로 석탄 발전량이 감소했던 필리핀의 에너지 정책이 다시 석탄 중심으로 회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