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미국 간 무역협정 체결이 미국의 새로운 무역 조사 착수로 인해 수개월간 지연될 전망이다.
13일 로이터통신은 4명의 인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인도를 포함한 16개 교역 상대국의 '구조적 과잉 생산 능력'에 대한 새로운 조사에 착수하면서 양국 간 협상에 새로운 마찰이 발생한 것이 원인이다.
당초 양국은 지난 2월 초 잠정 합의안의 기틀을 마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 5000억달러(약 720조원) 규모의 미국 제품 구매 약속 등을 대가로 징벌적 관세를 인하하는 데 합의하면서 3월 중 서명이 예상됐다.
그러나 지난 2월 말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를 무효로 판결하고, 미국 정부가 이란과의 전쟁에 집중하면서 협상 동력이 크게 약화됐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지 않고 구매 속도를 늦추는 데 그쳤다.
한 소식통은 "새로운 조사는 법원 판결 이후 각국에 협정 서명을 강요하려는 압박 전술"이라며 "협상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인도가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를 지켜보는 '관망' 자세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미국 무역법 301조에 따라 시작됐다.
반면 미국 측은 인도가 약속을 이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르지오 고르 주인도 미국대사는 이날 한 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301조를 포함해 관세를 부과할 다른 많은 수단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합의한 국가들이 약속을 지킬 것으로 전적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세율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졌다. 대법원 판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7월 24일까지 모든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기존 잠정 합의안에서는 인도산 수출품에 18%의 관세가 적용될 예정이었으나, 현재는 어떤 세율이 적용될지 불분명한 상황이다.
싱가포르 컨설팅업체 아시아 디코디드의 프리양카 키쇼어는 "인도 입장에서 무역 협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10% 관세가 적용되고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는 섣불리 합의에 서명하기보다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낫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