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테크 종목들이 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에 따른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하며 조정장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1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매그니피센트 7'의 시세 변동을 추종하는 블룸버그 자체 산출 지수는 12일(현지시간) 1.9% 하락 마감하며 지난해 10월 고점 대비 하락률 10%에 근접했다. 조정장은 통상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한 국면을 의미한다. 엔비디아, 애플, 테슬라 등이 포함된 이 지수는 이달 들어 장중 한때 10% 이상 하락했으나 종가 기준으로는 아직 조정장에 진입하지 않았다.
같은 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역시 1.5% 내리며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은 채권 시장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후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의 불안감은 이란과 미국 양측의 강경한 태도에서 비롯됐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란에 대한 공격이 계속될 경우 새로운 전선을 열 수 있음을 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해 중동을 위협하는 사태를 막는 것이 유가 통제보다 더 중대한 관심사”라고 밝혀 당분간 갈등이 해소되기 어려울 것임을 내비쳤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호세 토레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발언에 대해 “전쟁의 조기 종결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에게 큰 역풍”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기업 이익률, 인플레이션 기대치, 금리 인하 전망 등에 대한 악영향이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분쟁의 영향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신뢰도 점차 약화하는 모습이다. BTIG의 조너선 크린스키는 “유가 움직임은 사태가 한동안 장기화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SLC 매니지먼트의 데크 멀라키 매니징 디렉터 역시 “양측 모두 물러설 기미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며 3월 말까지 해상 운송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의 사미르 사마나 글로벌 주식 책임자는 “매그니피센트 7은 지난 몇 년간 펀더멘털을 앞서간 밸류에이션과 주가가 이후 수개월에 걸쳐 과열을 해소하는 과정을 여러 번 겪었다”며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상승 국면의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