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해킹에 가담한 중국인이 싱가포르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으면서, 역외 플랫폼을 이용한 가상자산 자금세탁에 대한 국제 사회의 규제 강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매체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싱가포르 법원은 가상자산 거래소 '세이프X'(SafeX)에서 자금을 탈취하고 자금세탁을 시도한 혐의로 장싱화(38)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장은 2025년 6월부터 8월 사이 세이프X 거래소에서 690만달러(약 99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훔친 일당 3명 중 한 명이다. 그는 거래 추적을 숨기기 위해 가상자산 믹서 플랫폼 '토네이도 캐시'를 이용해 자금세탁을 시도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싱가포르 당국은 이 사건과 관련된 210만달러(약 30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회수했다. 하지만 나머지 480만달러(약 69억원)는 싱가포르 사법 관할권 밖의 역외 가상자산 플랫폼으로 보내져 회수하지 못한 상태다.

이러한 미회수 자금 문제는 최근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보고서에서 지적한 '사각지대'의 대표적인 사례다. FATF는 '역외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체의 위험 이해 및 완화'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범죄자들이 규제가 약한 국가의 플랫폼을 악용해 자금세탁 및 테러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고 경고했다.

엘리사 데 안다 마드라조 FATF 의장은 "이 보고서는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어떻게 범죄자들이 명백히 악용하는 사각지대를 만드는지 보여준다"고 밝혔다. FATF는 각국이 가상자산 기업의 본사 위치가 아닌 활동 내용을 기반으로 규제하고, 역외 사업자에게도 라이선스 취득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각국의 규제 강화 움직임도 포착된다. 영국 국세청은 가상자산 관련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410만파운드(약 75억원)를 투입해 블록체인 분석 도구를 도입하는 등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장의 유죄 판결은 범죄자들이 추적을 피하기 위해 믹서 같은 기술을 사용하더라도 법 집행이 효과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전체 도난 자금의 약 70%가 회수되지 못한 현실은 FATF와 같은 국제기구가 시급히 해결하려는 규제 공백 문제를 명확히 드러낸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