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러시아가 이란의 보복 공격을 돕고 있다는 정황이 나오면서 유로화 가치가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유로화는 달러 대비 0.4% 하락한 1.1467달러에 거래되며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중동발 위기로 안전자산인 달러화가 주요 10개국(G10) 통화 대비 전반적인 강세를 보이면서 유로화 가치는 올해 들어 2% 이상 하락했다.

유로화 약세의 배경에는 러시아와 이란의 군사적 밀착이 있다. 미국 및 서방 정보당국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러시아가 이란의 미국·이스라엘·걸프 동맹국에 대한 보복 공격을 돕기 위해 위성사진, 드론 표적 식별 전술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이란의 전술 배후에 푸틴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것을 누구도 놀라워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의 공격 패턴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방식의 특징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리처드 블루먼솔 미국 상원의원(민주당) 역시 "러시아가 정보 및 다른 수단으로 이란을 적극적으로 돕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보 공유 사실을 부인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공습으로 부친을 잃고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에게 축하를 보내며 "테헤란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표명하는 등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이 이란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블루먼솔 의원은 "중국 역시 이란을 돕고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톰 코튼 상원의원(공화당)도 "러시아와 중국이 이란에 어떤 지원이라도 제공한다면 불장난을 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주미 중국대사관과 중국 외교부는 "근거 없는 비난에 반대한다", "언급한 내용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각각 부인했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주요 구매국으로 이란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다.

전직 미국 정보 고위 관리인 앤드리아 켄들-테일러 신미국안보센터 선임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얻은 교훈이 이제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란이 최대의 고통을 주기 위해 석유 시설을 공격하는 전술은 러시아로부터 직간접적으로 배운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이 분쟁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드론을 광범위하게 사용하면서 미국과 동맹국들은 첨단 무기 방어 시스템을 소모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서방 동맹국들은 이란의 드론 생산 규모를 정확히 추산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으며, 엔진 밀수 여부가 생산 능력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