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하면서 유럽 천연가스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가격 변동성이 극심해지자 투자자들이 거래를 기피하며 시장에서 이탈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 천연가스 선물 시장의 미결제약정(open interest) 총계가 이번 주 들어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인터콘티넨털익스체인지(ICE)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한 결과다.
중동 지역의 전쟁이 약 2주째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시장 참여자들이 신규 포지션 진입을 꺼리고 기존 포지션을 청산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주에는 투자펀드들 사이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숏커버링(공매도 포지션 청산)이 나타났다고 블룸버그NEF는 전했다.
이번 전쟁으로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시설인 카타르 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주요 해상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이 사실상 막혔다. 이로 인해 전 세계 LNG 공급량의 약 5분의 1이 차질을 빚게 됐다. 고갈된 재고를 채우기 위해 올여름 대규모 LNG가 필요한 유럽으로서는 공급 차질 기간이 최대 관건이다.
스위스 악스포 홀딩의 마르코 잘프랑크 유럽대륙 판매거래 총괄은 지난주 "전쟁 기간의 불확실성과 뉴스에 따라 움직이는 변동성이 트레이더들의 활동 축소와 리스크 관리 강화를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불안감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공방으로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은 이달 말까지 미 해군 함정을 동원해 유조선 호위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뉴욕타임스는 미 관리를 인용해 이란이 해당 수로에 기뢰를 부설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이란 외무차관은 AFP 통신을 통해 기뢰 부설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암스테르담 시장에서 유럽 가스 가격의 기준이 되는 네덜란드 TTF 선물 근월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8% 오른 메가와트시(MWh)당 51.77유로에 거래됐다. 다만 주간 기준으로는 소폭 하락세로 마감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