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주요 국제 인공지능(AI) 협의체 의장국을 맡는 한국이 기존의 정책 홍보 위주 활동에서 벗어나 글로벌 AI 의제를 주도하는 '의제 선점'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정책 제언이 나왔다.

15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OECD 통합 GPAI와 한국의 AI 국제협력 전략'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한국이 AI 국제협력의 전략적 활용 방안을 시급히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인공지능 글로벌 파트너십(GPAI)은 2024년 7월 통합을 거쳐 AI 관련 가장 포괄적인 논의를 진행하는 대표적 정부 간 협의체로 자리매김했다. 이 기구의 논의 방향 역시 AI 윤리 원칙 수립 단계를 넘어 AI 위험 관리, 오픈소스, 지식재산권 등 구체적인 정책 과제 해결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은 GPAI 창립회원국으로 활동하고 2026년부터 OECD 인공지능거버넌스작업반(WPAIGO) 의장과 GPAI 공동의장을 수임할 예정이지만, 그간의 참여가 국내 정책을 알리는 '정책 홍보'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보고서는 일본이 '신뢰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의 자유로운 이동'(DFFT)이라는 의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관련 프로젝트에 자발적 기여금(VC)을 출연해 글로벌 담론을 선점한 것을 모범 사례로 제시했다. 독일 역시 AI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자국 노동정책 수립을 지원했다.

김병우 KISDI 전문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한국도 의장국 수임을 계기로 체계적인 GPAI 활용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단순한 정책 홍보를 넘어 AI 분야 글로벌 의제를 선점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참여 방안으로는 ▲'소버린 AI'나 'AI 기본사회' 등 한국이 주도할 중점 의제 설정 ▲관심 의제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선택과 집중 지원 ▲국내 전문가의 전문가그룹 활동 참여 확대 ▲GPAI 전문가 커뮤니티 센터 국내 지정 검토 등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전략적 전환을 위해 중장기적 관점의 AI 외교 전략과 체계적인 로드맵 수립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국내 정책 수립을 지원하고, 장기적으로는 한국이 글로벌 AI 의제 형성 과정에서 핵심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