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동통신사 스테이지엑스의 주파수 할당 취소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할당대가 일시납부를 원칙으로 하고 입찰가에 연동된 보증금 제도를 마련하는 등 재무적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정책 제언이 나왔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13일 발간한 '주파수 경매에서 재무적 책임성 제고 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2024년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스테이지엑스의 28GHz 주파수 할당대상법인 선정을 취소한 이후 제기된 제도 보완 필요성에 따라 작성됐다.

보고서는 먼저 할당대가 납부 방식으로 해외 주요국처럼 '전액 일시납부'를 원칙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미국은 중소기업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전액 일시납을 원칙으로 한다. 분할납부를 허용하더라도 홍콩처럼 잔여 할당대가에 대한 은행 지급보증 제출을 의무화하거나, 오스트리아처럼 은행 보증금 규모에 따라 입찰 한도를 설정해 투기적 입찰을 막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전 스크리닝(적격 심사) 단계에서는 재무 능력 심사를 최소화해 경쟁을 저해하지 않되, 부적격자를 걸러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등은 제출 서류 완비 여부나 법적 결격사유 등 최소한의 형식적 요건만 심사한다. 다만 신규 사업자에게는 인도처럼 최소 순자산 요건을 두거나 싱가포르처럼 별도 대역을 부여하는 등 차등 적용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낙찰 취소 시 부과하는 제재 수위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제도는 보증금 국고 귀속 외에 구체적인 법적 근거가 미흡하다. 보고서는 미국이 재경매 시 발생하는 차액을 기존 낙찰자에게 모두 배상시키는 '차액 보전금' 제도를 운영하는 사례를 들었다. 이를 통해 무리한 고가 입찰을 억제하고 할당 취소로 인한 사회적 비용에 대한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낙찰이 취소될 경우 차순위 입찰자에게 주파수를 할당하는 대안적 절차 마련도 거론됐다. 현재 국내 경매 제도에는 차순위자 승계 규정이 없다. 보고서는 재경매의 현실적 제약을 보완하기 위해 대안적 절차를 도입하되, 담합 등 악용 소지를 막기 위해 이를 규제기관의 의무가 아닌 '재량 행위'로 규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백소성 KISDI 부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주파수 할당 제도는 재정적 이행 담보와 경쟁 활성화라는 상충하는 목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며 "제도의 양면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합리적인 설계가 요구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