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이 오는 15일 새 헌법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가운데, 이번 개헌이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의 임기 연장을 위한 포석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번 국민투표를 '초대통령제'에서 벗어나 삼권분립을 강화하는 '진정한 역사적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앙아시아 최대 경제 대국인 카자흐스탄이 새로운 정치 체제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 분석가들은 개헌안이 오히려 대통령에게 과도한 권력을 유지시킨다고 지적한다. 정치 분석가인 도심 사트파예프는 "개헌안은 국가 원수의 권한을 상당히 증대시키며 견제와 균형 시스템을 만들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개헌안의 주요 내용은 의회 양원을 단원제로 통합하고 1996년 폐지됐던 부통령직을 부활시키는 것이다. 부통령은 대통령이 지명하게 된다. 대통령 임기는 토카예프 대통령이 2022년 도입한 대로 7년 단임제를 유지한다.
올해 72세인 토카예프 대통령은 2029년 임기가 끝나면 물러나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새 헌법이 통과되면 그의 임기 제한이 초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다른 구소련 국가 지도자들이 사용했던 방식이다.
일각에서는 토카예프 대통령이 올해 유엔 사무총장직에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트파예프는 부통령직 신설이 토카예프 대통령이 조기 퇴임 전 후계자를 지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카자흐스탄 외교 소식통은 로이터에 토카예프 대통령이 유엔 사무총장직과 연임 가능성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 승인 여론조사 기관들은 대다수 국민이 새 헌법을 지지한다고 발표했으나, 이에 대한 대중의 반대 움직임은 미미한 상황이다. 이번 투표는 러시아와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얽혀있는 카자흐스탄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치러진다.
카자흐스탄은 경제 성장세가 가속화됐지만 인플레이션 역시 급등해 지난 2월 물가상승률은 11.7%를 기록했다. 기준금리는 사상 최고치인 18%에 달하며, 잇따른 세금 인상은 국민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