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증권거래소가 기업공개(IPO) 신청서가 부실하다는 이유로 반려될 경우 관련 법무법인과 회계법인의 명단까지 공개하는 등 책임 소재를 대폭 강화한다.

13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홍콩증권거래소(HKEX)는 '강화된 반려 제도'(Enhanced Return Mechanism) 도입을 제안하는 시장 자문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제안의 핵심은 '실질적으로 불완전한' 상장 신청서를 제출해 반려될 경우, 해당 IPO에 관여한 모든 전문가 집단의 명단을 공개하는 것이다.

현재는 상장 신청이 반려되면 신청 기업과 주관사(증권사)의 이름만 공개하고 있다. 앞으로는 법무법인과 재무 보고를 담당한 회계법인, 산업 컨설턴트, 보고서 내용에 동의한 전문가 등도 공개 대상에 포함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세계 최대 IPO 시장이었던 홍콩에서 상장 신청의 질을 높이고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규제 강화의 일환이다. 거래소 측은 명단 공개 대상을 확대함으로써 모든 관련 당사자가 제출 서류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유인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당 제안에 대한 의견 수렴은 오는 5월 8일까지 진행된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거래의 발기인 역시 명단 공개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한편 홍콩거래소는 IPO 심사를 강화하는 동시에 상장을 유치하기 위한 완화책도 함께 제시했다. 차등의결권(이중 클래스 주식) 구조 기업의 최소 시가총액 요건을 낮추고, 모든 기업이 비공개로 상장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최근 홍콩 규제 당국은 IPO 주관 업무를 맡은 은행가들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부실한 신청서에 대해 개선 계획을 요구하는 등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해왔다. 감사 규제 당국 또한 회계 업계에 IPO 품질 관리를 강화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