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그룹의 금융 자회사 페이페이(PayPay)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며 100억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으나, 향후 성장 지속력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1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페이페이는 12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상장 첫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21억4200만달러(약 17조4845억원)를 기록하며 일본 기업 최초로 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인 '데카콘' 반열에 올랐다.

나카야마 이치로 페이페이 사장은 상장 직후 인터뷰에서 나스닥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현시점에서 성장을 위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일본 증시 상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해 중복 상장 여지를 남겼다.

나카야마 사장은 향후 성장 전략으로 우선 일본 내 사업 기반을 공고히 해 성장성과 수익성을 확보한 뒤 "미국에 국한하지 않고 우리의 사업 모델이 통할 나라를 찾을 것"이라며 해외 시장 진출 의지를 내비쳤다.

페이페이는 일본 인구의 절반이 넘는 72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일본 전체 간편결제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 결제를 통해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도 모색 중이다.

하지만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은 신용카드 사용이 보편화돼 있어 QR코드 결제에 대한 저항감이 있고, 애플페이가 사용하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터치결제 등 기존 강자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신킨에셋매니지먼트의 후지와라 나오키 시니어 펀드매니저는 "페이페이 사업의 글로벌화 가능 여부가 향후 기업가치 평가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일본 내수 시장에만 머문다면 주가 상승 동력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상장은 페이페이의 성장 자금 확보는 물론,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모회사 소프트뱅크그룹의 자금 기반을 강화하고 미국 내 존재감을 높이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블룸버그는 소프트뱅크그룹의 손정의 회장이 페이페이의 기업가치를 최대 200억달러까지 기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