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발발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엔/달러 환율이 20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159.69엔까지 치솟으며 연초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는 2024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엔화 가치 최저)이다.
이번 엔화 약세는 이란과의 군사 충돌로 에너지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데 따른 것이다. 중동산 원유 공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90달러대 후반까지 급등했다.
자원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일본은 유가 상승이 무역수지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며 엔화 매도 압력이 가중됐다. 반면 대표적인 산유국인 미국은 교역조건 개선이 기대되면서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가타야마 사츠키 일본 재무상이 구두 개입성 발언으로 엔화 약세 견제에 나섰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이에 시장의 시선은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의 외환시장 개입 여부로 쏠리고 있다. 일본 당국은 엔/달러 환율이 160엔에 근접했던 2024년 7월 중순 엔화를 사고 달러를 파는 직접 개입을 단행한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에는 개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시다 다케시 간사이미라이은행 스트래지스트는 "지난 1월의 엔저가 투기적 성격이 강했던 것과 달리 지금은 유가 급등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 등 펀더멘털에 기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하루에 2~3엔씩 움직이는 급격한 변동이라고 보기 어려워 개입 명분이 약하다"며 "전 세계 금융시장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일본만 단독으로 개입해 시장 불안을 키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엔화 약세와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일본 채권시장에서는 매도세가 나타났다. 이날 일본의 신규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5bp(1bp=0.01%포인트) 상승한 2.23%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