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대테러 부대가 우크라이나로 향하던 8200만달러 상당의 현금과 금을 실은 장갑수송차를 압수하면서 양국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1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헝가리 대테러 담당 경찰은 최근 자국 고속도로에서 우크라이나로 향하던 장갑수송차 2대를 멈춰 세우고 현금과 금 등 8200만달러(약 1181억원) 상당의 화물을 압수했다. 해당 화물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경제 지원을 위해 오스트리아에서 출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헝가리 정부는 이번 조치가 자금 세탁 혐의 수사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해당 수송을 주관한 라이파이젠 은행 인터내셔널은 현금 관리 활동에 대한 광범위한 정보를 당국에 제공해왔다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즉각 반발했다. 안드리 피슈니 우크라이나 중앙은행 총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헝가리의 조치를 "터무니없고 불법적"이라고 비판하며 "헝가리 정부가 유럽연합(EU)의 규칙과 가치를 무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은 자국 시중은행들에 헝가리를 경유하는 경로를 피하라고 권고했다.
이번 사건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의 노골적인 반우크라이나 행보 속에서 발생했다. 오르반 총리는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반대를 핵심 선거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오르반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유럽연합 내 최측근으로 꼽힌다. 그는 지난달 러시아의 공습으로 손상된 송유관 수리를 우크라이나가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으며,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900억유로(약 132조원) 규모의 EU 차관 지원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한편 헝가리 친정부 성향의 매체들은 수갑을 찬 남성들과 현금·금이 넘쳐나는 밴의 모습을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이미지와 함께 이번 사건을 대서특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