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토마스 모르겐슈테른 ST마이크로 최고제조책임자는 폴란드 소포트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콘퍼런스에서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모르겐슈테른 책임자는 이날 행사에서 로봇이 실리콘 웨이퍼 운반 장치를 기계에 넣는 영상을 시연하기도 했다.

모르겐슈테른 책임자는 "이것이 우리가 보유한 첫 번째 로봇"이라며 "향후 수년 내에 100기가 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우리 시설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로봇들은 반복적이거나 신체적으로 힘든 업무를 맡게 되며, 기존 인력은 기술 수요가 높은 고숙련 직무로 전환될 예정이다.

ST마이크로는 이를 위해 별도의 인력 훈련 계획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모르겐슈테른 책임자는 로이터에 "하나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3교대 또는 4교대 근무 시스템에서 3~4명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략은 ST마이크로를 비롯한 NXP 등 유럽 반도체 기업들이 직면한 현실과 맞닿아 있다. 특히 최신 자동화 생산 라인을 갖춘 중국 등 글로벌 경쟁사들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노후화된 유럽 공장들의 경쟁력 유지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유럽의 오래된 팹(반도체 공장)은 최신 장비로 업그레이드하기 어렵고, 철거 후 재건축은 막대한 비용과 규제, 노조와의 협상 등 복잡한 문제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유럽연합(EU)의 '칩스법' 보조금도 주로 '세계 최초' 기술에 집중돼 있어 기존 공장들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실정이다.

ST마이크로는 2024년 10월부터 5000명 감원을 목표로 하는 구조조정 계획을 진행해왔다. 이 계획은 프랑스에서는 일부 진전을 보였으나 이탈리아에서는 난항을 겪는 등 내부적으로도 운영 효율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모르겐슈테른 책임자는 이번 로봇 도입 계획에 대해 "우리는 유럽의 어떤 시설도 폐쇄하고 싶지 않다"며 "궁극적인 목표는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