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니어쇼어링'(인접국으로 생산기지 이전) 정책에 힘입어 멕시코가 사상 최대 외국인 투자를 유치했으나, 정작 경제 성장은 부진을 면치 못하며 구조적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멕시코는 지난해 410억달러에 달하는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과의 교역액 역시 8730억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며 중국을 제치고 미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으로 올라섰다.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생산업체 폭스콘도 멕시코 내 생산시설 확장을 공언했으며,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2024년 이후 주요국 통화 대비 18% 급등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호조에도 불구하고 멕시코의 2025년 경제 성장률은 0.8%에 그쳤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재정 건전성도 악화돼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이자 비용 비중은 4.1%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는 낮은 생산성과 거대한 '그림자 경제'를 구조적 문제로 지적했다. 멕시코 국립통계지리정보원(INEGI)에 따르면 전체 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세금과 규제를 피하는 비공식 부문에 종사하고 있어 수출 호황의 혜택이 일부 제조업 노동자에게만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세계은행 자료를 보면 2024년까지 최근 10년간 멕시코의 1인당 실질 생산량 연평균 성장률은 0.6%로 칠레나 브라질 등 다른 중남미 국가보다 낮았다. GDP 대비 세수 비중도 18%에 불과해 인프라 투자 등을 위한 재정 여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불안정한 전력 공급 문제로 일부 기업이 투자 계획을 철회하는 등 인프라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 로이터는 2021년 단행된 에너지 개혁이 민간 및 신재생에너지 발전보다 비효율적인 국영 전력회사를 우선시해 문제를 악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멕시코는 다음 주 미국·캐나다와 함께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재검토 협상에 돌입한다. 이번 협상이 멕시코에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측의 압박을 계기로 멕시코가 세제 개혁, 국영기업 문제 해결 등 고질적인 내부 개혁을 단행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