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아시아 국가들의 과잉 생산 능력을 문제 삼아 무역 조사를 개시하자 대상국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번 주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중국, 싱가포르, 태국 등을 대상으로 무역 조사를 시작했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 기업이나 상거래에 차별적인 조치를 하는 국가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이다.
USTR은 이번 조사가 “크거나 지속적인 무역 흑자, 활용도가 낮은 설비 등을 통해 여러 제조업 부문에서 구조적인 과잉 생산 능력을 보이는” 국가들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연방대법원이 국제긴급경제권한법에 근거한 기존 관세를 위법으로 판결하자 행정부가 '플랜B'를 가동한 것이라고 필립 위 DBS 전략가는 분석했다.
조사 대상국들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싱가포르 무역부는 1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USTR이 지적한 제조업 설비 과잉 우려와 달리 자국의 산업 공간 점유율은 “매우 건강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한 USTR이 2024년 싱가포르의 대미 무역 흑자가 270억달러라고 밝혔지만, 오히려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BEA) 자료에는 270억달러의 무역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태국 역시 통계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CIMB 이코노미스트들은 보고서를 통해 태국의 대미 무역 흑자 510억달러 중 상당 부분은 태국에 생산기지를 둔 미국 기업들의 수출이며, 이익은 결국 미국 본사와 주주들에게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함께 조사 대상에 오른 대만은 기존에 미국과 체결한 합의를 바탕으로 국익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대만 행정원은 USTR 및 미 상무부와 긴밀히 소통해왔으며 양측 모두 기존 협상 결과를 공고히 하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대만은 지난달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낮추는 무역 협정을 체결했으며, 이 합의의 일환으로 대만 반도체 기업들은 첨단 칩 생산을 위해 미국에 최소 2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USTR은 관세 부과에 앞서 관련국 정부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