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100달러 선에 육박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공포에 휩싸였다.

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주로 2주째를 맞는 중동 분쟁이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주식과 채권 시장의 매도세가 거세지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 미국 지도부 모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투자자들은 위험자산 회피에 나서며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화 매입에 몰리고 있다.

분쟁 해결 기대감이 옅어지면서 글로벌 금리 전망도 완전히 재편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금리를 한 차례도 온전히 인하하지 못할 것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이는 지난 2월 말까지만 해도 두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경우 시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오는 7월까지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으며 12월까지 두 번째 인상 가능성도 70%로 점쳤다. 2월 당시에는 연말 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 40%로 봤었다.

금리 전망 변화에 채권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유로존의 벤치마크인 독일 국채(분트) 금리는 12일 거의 2년 반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고, 금리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쟁 발발 이후 유일하게 가치가 오른 안전자산은 미국 달러화였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2% 이상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해상에 발이 묶인 러시아산 제재 원유 및 석유 제품 구매를 30일간 허용하는 조치를 발표하면서 유가가 소폭 하락하고 주식 시장도 일부 손실을 만회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번 조치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이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뿌리 깊은 우려와 전 세계에 퍼진 비관적인 투자 심리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 주 예정된 각국 중앙은행 회의에서 정책 결정자들이 인플레이션과 성장, 금리에 대해 어떤 견해를 내놓을지가 시장의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