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유가 급등에 대응해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했지만, 정유업계의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13일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국내 정유업계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정부는 미국·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지난 12일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가에 한시적으로 최고가격을 적용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 상승 시기에는 재고평가이익 등 긍정적 레깅효과로 통상 정유업계의 수익성이 개선된다. 하지만 이번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국내 시장에서 가격을 올리기 어려워지면서 수익성 개선 효과가 일부 상쇄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기평은 정부가 최고가격 준수로 인한 정유사의 손실을 분기별 사후정산을 통해 보전해줄 계획이어서 국내 판매 마진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다만 3월 셋째 주를 기준으로 휘발유의 경우 최고가격(리터당 1724원) 적용 시 리터당 101원의 기회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수출 물량은 국내 마진 압박을 완화할 요인으로 꼽혔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수출 마진이 개선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수출 물량을 전년 동기 대비 100% 수준으로 허용했다. 그러나 한기평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돼 원유 도입 자체에 차질이 생기면 수출 제한이 강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운송료·보험료 등 비용 상승, 가동률 하락에 따른 고정비 부담, 고유가에 따른 운전자본부담 증가 등도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거론됐다. 특히 손실 보전이 분기별 사후정산 방식으로 이뤄져 정산 완료 전까지 정유사들이 일시적인 현금흐름 부담을 겪을 수 있다.
한기평은 "최고가격제에 따른 국내 판매 마진 변동 수준과 정부의 손실보전 규모,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에 따른 원유 도입 차질 영향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