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블룸버그는 '우리는 모두 트럼프의 1980년대 세계관에 갇혔다'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통해 최근 러시아의 대이란 군사 지원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란에 페르시아만 주둔 미군 자산을 타격할 표적 데이터를 제공했으며, 이 공격으로 현재까지 미군 7명이 사망하고 150명 이상이 다쳤다. 11억달러 상당의 첨단 레이더도 손상됐다.

이란이 공격에 사용한 '샤헤드' 드론은 대당 약 4만달러에 불과하지만, 미군과 동맹국들은 이를 요격하기 위해 한 발에 300만~400만달러에 달하는 패트리엇(PAC3) 미사일을 800기 가까이 소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는 오히려 미군 방어를 돕기 위해 자국의 저비용 대드론 기술을 미국에 제공했다.

블룸버그는 이런 복잡한 구도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이 상식과 어긋났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적대 행위를 문제 삼거나 우크라이나에 감사를 표하기는커녕, 러시아의 정보 공유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호적인 통화를 했다. 심지어 러시아의 전비 조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대러시아 석유 제재 해제까지 시사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기조는 40년 전부터 일관되게 유지돼 온 신념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모스크바와 친구 되기', '이란 폭격하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폄하하기', '무역 관세 부활' 등이 그의 '1980년대 플레이리스트'의 주요 곡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1987년 소련을 방문해 호텔 사업을 논의하는 등 일찍부터 러시아를 금융 기회의 땅으로 여겨왔다. 이란에 대해서는 1980년대부터 미군을 투입해 석유를 장악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NATO 동맹국들에 대해서도 '안보 무임승차론'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블룸버그는 신념의 일관성 자체는 가치가 있을 수 있지만, 변화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분석이나 재검토를 거부하는 대통령의 신념은 정책 왜곡을 낳는다고 비판했다. 전문가 대신 측근에 둘러싸여 결정을 내리는 방식이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걸프만 방어를 위해 대드론 기술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을 때 백악관이 이를 무시했다가 이란의 드론 공격이 쏟아진 뒤에야 뒤늦게 키이우에 연락한 것이 대표적인 정책 실패 사례로 꼽혔다. 블룸버그는 현재 이란과의 전쟁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1979년부터 품어온 숙원을 실행에 옮긴 것에 가깝다며, 그의 방식이 옳은지는 실시간으로 검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