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원자재 기업 글렌코어가 경쟁사 리오틴토와의 초대형 합병을 재추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무산됐던 협상이 최근 석탄 가격 급등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지 주목된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호주에서 양사 경영진을 만난 투자자 3명을 인용해 게리 네이글 글렌코어 최고경영자(CEO)가 합병 재개 가능성을 낙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회사는 구리 자산과 광산 운영 전문성을 결합해 약 2400억달러(약 345조6000억원) 규모의 세계 최대 광산 기업을 만들려 했으나 가치 평가에 대한 이견으로 지난 2월 협상이 결렬됐다.
글렌코어의 기대감은 최근 원자재 가격 변화에 기반한다. 협상 재개 논의가 공개됐던 지난 1월 7일 이후 국제 석탄 가격은 26% 급등하며 글렌코어의 기업 가치를 끌어올렸다. 반면 리오틴토의 주력인 철광석 가격은 하락하면서 같은 기간 리오틴토의 주가 상승률은 9%에 그쳤다.
이에 따라 두 회사를 합병했을 때 글렌코어가 차지하는 가치 비중은 협상 공개 당시 31.5%에서 현재 약 35%까지 상승했다. 이는 과거 글렌코어가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진 40%에 한층 가까워진 수치다. 네이글 CEO는 리오틴토가 과거 협상에서 미래 예상 가격이 아닌 특정 시점의 현물 가격에만 얽매였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합병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영국 규정에 따라 리오틴토는 협상 결렬 후 6개월간 글렌코어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없다. 또한 일부 호주 기관 투자자들은 글렌코어의 부패 스캔들 등 지배구조 문제를 이유로 합병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네이글 CEO는 이러한 호주 내 반대 목소리가 전체 주주의 약 4%에 불과한 '소수 의견'이라고 평가절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측면에서 석탄은 유럽에서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인 주가 변동만으로 리오틴토의 입장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한 투자자는 로이터에 "양사가 글렌코어의 미개발 구리 자산 가치에 대해서도 의견이 달랐다"며 "단지 석탄 가격이 오르고 철광석 가격이 내렸다고 해서 6개월 만에 리오틴토가 마음을 바꿀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