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전쟁이 격화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일본 엔화 가치가 약 21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엔/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1% 상승한 159.46엔을 기록했다. 이는 2024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엔화 가치가 그만큼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엔화 약세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지속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한 영향이 크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하며 유례없이 변동성이 큰 한 주를 보냈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 경제 구조상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면 글로벌 불안감이 커지자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로 몰리면서 달러 강세 현상이 심화됐다.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일본 금융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시장 전략가들은 이번 달러 강세가 전쟁과 견조한 미국 경제 데이터 등 근본적인 요인에 기반하고 있어 당국의 개입 기준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츠키 카타야마 일본 재무상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평소보다 미국 측과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면서도 시장 개입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일본 당국은 특정 환율 수준보다는 변동성과 움직임의 속도에 더 주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사나에 다카이치 총리가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하며 엔화 가치가 일시적으로 지지받았으나, 총리가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인 일본은행(BOJ) 정책위원을 지명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엔화에 다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