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정부가 유류 수입을 전격 중단하면서 아프리카 최고 부호에게 사실상 시장 독점권을 부여해 가격 상승과 공급 불안정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규제 당국은 최근 휘발유에 대한 신규 수입 허가 발급을 동결했다. 이는 아프리카 최고 부자 알리코 당고테가 200억달러(약 28조8000억원)를 투자한 정유공장이 2024년 가동을 시작한 이후 나온 조치다.

당고테는 자신의 정유공장이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가 석유 제품을 수입해야 하는 역설을 끝낼 핵심 시설이라고 주장하며 정부에 수입 중단을 압박해왔다. 이번 조치는 중동 전쟁 등으로 글로벌 에너지 물류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당고테에게 큰 승리를 안겨준 셈이다.

하지만 이번 수입 중단 조치로 나이지리아 국민들은 선택권을 잃고 더 비싼 가격에 연료를 구매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석유판매업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당고테 정유공장에서 생산된 석유 제품 가격은 수입품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판가들은 이번 조치가 과거 수입 제한 조치를 통해 당고테가 시멘트 산업에서 막대한 부를 쌓았던 방식과 유사하다고 지적한다. 사실상 한 개인에게 시장 지배력을 넘겨준 셈이라는 것이다. 당고테 측은 규제 당국이 여전히 값싼 수입을 허용하고 있다며 독점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나이지리아가 국가 전체의 에너지 안보를 한 명의 억만장자에게 맡기는 것은 큰 도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고테 정유공장은 아직 가동률이 78%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지난달 나이지리아 전체 휘발유 수요의 64%만을 공급했다. 나머지 부족분인 하루 2000만리터는 수입 물량으로 충당돼 온 만큼 공급 불안 리스크가 상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