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수십년간 이어진 물 부족 위기가 더욱 악화하며 국가의 '전략적 취약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12일(현지시간) 이란의 물 시스템이 다년간의 가뭄으로 이미 한계에 도달한 상황에서 전쟁으로 인한 기반 시설 손상은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전쟁 이전부터 심각한 물 부족을 겪어왔다. 수도 테헤란은 지난해 말 약 900만명의 주민에게 공급할 저수지가 고갈되는 '데이 제로' 상황에 직면했으며,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직접 나서 강우가 없으면 대피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와 당국의 수십년에 걸친 관리 부실이 위기를 심화시켰다고 지적한다. 네덜란드 IHE 델프트의 수잔 슈마이어 교수는 "이란은 이미 기후 변화가 물에 미치는 어떤 결과에도 적응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분석했다.

세계기상정보서비스(WWA)에 따르면 현재 이란에서 극심한 가뭄이 발생할 확률은 산업화 이전보다 10배 높아졌다.

워싱턴 소재 전략위험위원회의 톰 엘리슨 부국장은 "이란의 물 안보 위기는 수십년간 형성돼 왔다"며 "분쟁 결과와 상관없이 문제는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자원연구소(WRI)에 따르면 이란은 세계에서 14번째로 물 스트레스가 높은 국가이며, 인구 9300만명 중 5분의 4 이상이 극심한 물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다.

특히 댐과 담수화 플랜트 등 대규모 중앙집중식 물 공급 시스템이 오히려 약점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후안보센터의 스와티 비라발리 자문위원은 "식수 시스템이 이란의 가장 전략적인 취약점"이라며 "중앙집중식 시스템은 평소에는 훌륭하지만, 지금처럼 단일 장애 지점이 될 때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