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기업 혼다가 심각한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차세대 전기차 '제로 시리즈' 개발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IT 전문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혼다는 '제로 시리즈'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및 고급 브랜드 어큐라의 'RSX' 전기차 모델 출시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혼다는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극도로 어려운 수익 상황"을 꼽았다.
혼다는 이달 마감하는 회계연도에 3600억엔에서 6300억엔(25억~44억달러)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우리 돈으로 약 3조6000억원에서 6조3360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이는 혼다가 50년 전 상장한 이후 사상 첫 연간 적자다.
특히 전기차 부문 투자 손실액만 3400억엔에서 5700억엔(21억4000만~35억8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혼다는 "전기차 수요가 현저히 감소하는 현재 사업 환경"을 언급하며 향후 발생할 손실을 피하기 위해 해당 모델들을 단종한다고 설명했다. 대신 하이브리드차에 더욱 집중할 방침이다.
이러한 전기차 시장의 침체는 혼다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시장의 전기차 판매 정체와 중국 업체의 부상 속에서 다른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도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 포드는 195억달러(약 28조800억원), 제너럴모터스(GM)는 76억달러(약 10조9440억원), 스텔란티스는 266억달러(약 38조3040억원)의 투자 손실을 기록했다.
혼다의 '제로 시리즈'는 합리적인 가격과 미래지향적 기술의 조화를 목표로 한 야심작이었다. 포뮬러1(F1) 레이싱 경험을 바탕으로 1970~80년대 상징적인 차량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을 선보였으며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약 300마일(약 482km)로 예상됐다.
혼다는 과거 2030년까지 30종의 신규 전기차를 출시하고 2040년까지 100% 무공해차 판매를 달성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전기차 전환 전략의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