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 일부가 호주에 망명을 신청한 가운데 나머지 선수단은 이란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은 전날 밤 호주 시드니 공항을 통해 출국했으나 선수단 중 일부는 비행기에 오르지 않고 호주에 남았다. 당초 7명의 선수가 호주 정부의 인도주의 비자를 수락했으나 이 중 1명이 막판에 마음을 바꿔 귀국을 결정하면서 최종적으로 6명이 호주에 남게 됐다.

앞서 이란 대표팀은 아시안컵 축구대회 첫 경기에서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침묵을 지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는 이란 내 상황에 대한 저항 또는 애도의 표시로 해석됐으며 귀국 시 선수들이 처할 위험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토니 버크 호주 내무부 장관은 “선수들이 첫 경기에서 침묵했을 때 그 침묵은 전 세계에 포효처럼 들렸다”며 “우리는 호주에서 안전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응답했다”고 밝혔다. 호주 정부는 선수들의 의사를 존중해 망명 신청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크 장관은 비자를 수락했던 선수 중 1명이 마음을 바꾼 것에 대해 “호주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의 결정을 바꿀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호주 당국은 공항을 찾은 나머지 선수들에게도 출국 직전까지 통역사를 통해 망명 의사를 개별적으로 확인했으나 이들은 모두 거절하고 비행기에 탑승했다.

이 사건은 정치적으로도 비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호주 정부가 선수들에게 망명을 제안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으나 다음날 호주 당국과 선수들 간의 비공개 논의가 이미 진행 중이었던 사실이 알려졌다.

반면 이란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모하마드 레자 아레프 이란 제1부통령은 “이란은 두 팔 벌려 자녀들을 환영하며 정부는 그들의 안전을 보장한다”면서 “누구도 이란의 가족 문제에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란 국영TV는 이란축구협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축구에 대한 직접적인 정치적 간섭'으로 규정하고 국제 축구 기구에 조사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대표팀은 지난 주말 아시안컵 토너먼트에서 탈락했으며 2월 28일 시작된 전쟁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본국으로 돌아갈 상황에 직면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