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을 둘러싼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유가 급등을 촉발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동 분쟁이 격화되자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달러 가치가 상승했다. 유가 상승은 순에너지 수출국인 미국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소시에테제네랄의 킷 주크스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분쟁이 완화되더라도 달러는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2.5%로 상향 조정된 반면 유로존과 일본은 각각 1.2%, 0.8%에 그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다른 전문가들도 단기적인 달러 강세에 무게를 뒀다. 모넥스 유럽의 분석가들은 "이란 전쟁의 긴장이 신뢰할 만한 수준으로 완화되지 않는 한 달러는 단기적으로 지지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에 긴축 기조를 예상보다 오래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달러 강세에 힘을 싣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사상 최대 규모인 4억배럴의 비상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음에도 시장의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단스케방크는 보고서를 통해 "시장은 즉각적인 공급 상황과 역내 생산 차질의 장기화 위험을 모두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다른 주요 통화와 가상자산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ING는 유로화가 유가 급등에 따른 경제적 여파에 대한 우려로 달러 대비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0.1% 하락한 1.1554달러에 거래됐다.

OCBC 그룹 리서치는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순수 원유 수입국이기 때문에 고유가는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원화와 엔화 등 아시아 통화의 약세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80.50원까지 올랐다.

한편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하면서 비트코인 가격도 전날보다 1.5% 하락한 6만9597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DXY 달러 인덱스는 0.4% 오른 99.634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