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6대 경제 대국이 역내 자본시장 통합 감독 체제에 대한 지지를 공식화하면서 10년 넘게 교착 상태에 빠졌던 EU 자본시장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 네덜란드 등 6개국 재무장관은 EU 자본시장 통합 감독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공동 서한을 EU 집행위원회 등에 보냈다. 특히 그동안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던 독일이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논의의 돌파구가 마련됐다.
이들 6개국은 서한에서 통합 감독 체제가 10년 이상 지지부진했던 '저축·투자 동맹'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각국 정부는 분절된 자본시장이 EU의 투자, 혁신, 연금 시스템 개선, 유로화의 국제적 위상 강화 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목해왔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주요 국경 간 거래소, 중앙청산소(CCP), 암호자산 서비스 제공업체 등에 대한 감독을 파리에 있는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으로 중앙집권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독일을 비롯해 룩셈부르크, 아일랜드 등은 자국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 권한을 넘기는 것에 난색을 보여왔다.
하지만 6개국 재무장관은 지난 11일자 서한에서 "우리는 EU 전역의 자본시장 감독 효율성과 융합을 개선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가장 시스템적으로 중요하고 국경을 넘나드는 금융시장 인프라에 대해 중앙집권적 감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명시했다.
EU 전체 자본시장의 약 95%를 차지하는 이들 6개국은 올해 중반까지 EU 회원국 전체의 공동 입장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유럽의회와의 협상이 이어지며, 최종 타결까지는 6개월에서 1년가량 더 소요될 수 있다.
한편 지난해 12월 집행위원회가 제안한 패키지에는 통합 감독 외에도 단일 허가로 여러 EU 거래소를 운영할 수 있는 '범유럽 시장 운영자 지위' 도입, 분산원장기술(DLT) 관련법 개정 등 금융 서비스 규정 조화 방안도 포함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