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경제 담당 집행위원은 이번 주 회원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이 같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해당 논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경고는 이란과의 전쟁으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 선에 머물고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메가와트시(MWh)당 약 75유로(약 10만8000원) 수준의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을 전제로 한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올해 EU의 인플레이션율은 기존 전망치인 2.1%보다 0.7~1.0%포인트 높아진다. 경제 성장 역시 타격을 받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 1.4%에서 최대 0.4%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돔브로우스키스 집행위원은 설명했다.

최근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에너지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이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면서 액화천연가스(LNG)와 석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해상 운송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이 사실상 마비된 점도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가파르게 오르면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다는 압박도 커진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연내 ECB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60일간 봉쇄되고 유가가 150달러까지 치솟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하면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연말 4.4%에 달하고 ECB가 6월부터 세 차례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돔브로우스키스 집행위원은 이란 전쟁이 아니었다면 올해 1.5%, 내년 1.6%의 성장률이 기대되는 등 경제 전망이 다소 개선됐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중동 분쟁이 이 같은 긍정적 전망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