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일본 최대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페이(PayPay)가 미국 나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페이페이는 이날 나스닥 상장 첫 거래에서 공모가 16달러보다 37.5% 급등한 22달러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기업가치는 147억1000만달러(약 21조1824억원)에 이를 것으로 평가된다.

페이페이는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미국예탁증권(ADS) 약 5500만주를 주당 16달러에 매각해 8억8000만달러(약 1조2672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당초 희망 공모가 범위는 17~20달러였으나, 이를 하회하는 가격으로 최종 결정됐다.

최근 중동 분쟁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정하고 미국 IPO 시장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페이페이는 성공적인 상장을 이뤄냈다. IPOX리서치의 루카스 뮐바우어 연구원은 "최근 IPO 시장은 안정적인 데뷔를 위해 기업들이 공모가를 낮추는 '구매자 우위 시장'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낮은 공모가 책정은 당장 회사에 돌아갈 자금은 줄이지만, 상장 후 긍정적인 주가 모멘텀을 만들어 향후 2차 매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이는 판매자인 소프트뱅크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페이페이 상장은 2023년 반도체 설계 기업 ARM 이후 소프트뱅크가 지배 지분을 가진 투자사 중 첫 미국 증시 상장 사례다. 이는 최근 오픈AI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포함해 인공지능(AI) 분야로 보폭을 넓히는 소프트뱅크의 행보와 맞물려 주목받는다.

페이페이는 2018년 소프트뱅크와 야후재팬이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다. 출범 초기 중소 상점을 대상으로 최대 3년간 수수료를 면제하는 파격적인 정책으로 빠르게 시장을 장악했다. 2025년 말 기준 등록 이용자 수는 약 7200만명에 달하며, 연간 총거래액(GMV) 100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일본 대표 디지털 지갑으로 자리매김했다.

뮐바우어 연구원은 "페이페이의 매력은 이미 자국 시장을 장악한 몇 안 되는 핀테크 IPO라는 점"이라며 "강력한 내수 시장 지배력이 지정학적 리스크나 AI 관련 우려로부터 회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페이페이는 간편결제를 넘어 신용, 은행, 증권, 보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글로벌 카드사 비자(Visa)와 파트너십을 맺고 미국 시장 진출 계획을 밝히는 등 해외 시장으로의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