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IT 전문매체 테크레이더는 시장 분석 매체인 톰스 하드웨어를 인용해 미국 시장에서 DDR5 32GB(기가바이트) 램 키트 가격이 360달러(약 52만원)에 육박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불과 두 달 전 같은 제품이 290달러에서 325달러(약 42만~47만원) 선에서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약 20% 급등한 수치다.
테크레이더는 현재 아마존과 뉴에그 등 미국의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대부분의 32GB DDR5 제품이 360달러 이상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 제품이 350달러(약 50만원)에 나왔으나 신뢰할 수 있는 주요 제조사의 제품은 사실상 가격이 크게 오른 상태다.
이러한 가격 급등의 주된 원인으로는 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이 꼽힌다. AI 모델 훈련과 서비스에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수요가 몰리면서 DDR5 램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공급 과잉 시기에 메모리 제조사들이 생산량을 줄였던 것도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설상가상으로 전문 사재기꾼(스캘퍼)들이 AI 기반의 자동 구매 프로그램인 '봇'을 이용해 저렴한 매물이 나오는 즉시 싹쓸이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AI 열풍이 수요를 자극하는 동시에 공급까지 교란하는 '이중고'를 유발하는 셈이다.
실제 노트북 및 PC 제조사 프레임워크(Framework)는 최근 DDR5 모듈 가격을 기가바이트(GB)당 13~18달러로 인상했다. 이는 지난해 말 GB당 10달러, 지난달 12~16달러에서 또다시 오른 가격이다. 한 레딧 이용자는 "작년 9월에 산 램 키트가 지금은 내 그래픽카드(RTX 4090)보다 비싸다"며 비정상적인 가격 상황을 토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DDR5 램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PC를 새로 조립하려는 소비자들은 램과 메인보드 등이 묶인 '번들' 상품을 알아보거나 중고 시장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시스템 업그레이드만 원하는 이용자에게는 마땅한 대안이 없어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