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과학 전문매체 IFL사이언스 등에 따르면 동물 계통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큰 몸집으로 진화하는 경향을 보이는 현상을 '코프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이는 미국 고생물학자 에드워드 드링커 코프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코프의 법칙은 몸집이 큰 동물이 경쟁자를 압도하고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며 짝을 유인하는 데 더 유리하기 때문에 자연선택 과정에서 선호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2015년 한 연구에서는 5억4200만년에 걸친 해양 동물의 화석 기록을 분석한 결과 전반적으로 몸집이 커지는 뚜렷한 경향이 확인되기도 했다.
하지만 큰 몸집은 생존에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몸집이 클수록 더 많은 먹이를 필요로 하고 번식 속도가 느리며 개체 수를 적게 유지한다. 이 때문에 기후 변화와 같은 급격한 환경 재앙이 닥쳤을 때 가장 먼저 멸종 위기에 처하는 것은 거대한 동물들이다.
약 6600만년 전 소행성 충돌 당시 티라노사우루스나 트리케라톱스 같은 대형 공룡들이 빠르게 멸종한 반면, 몸집이 작은 포유류는 살아남아 이후 번성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거대 종은 특정 환경에 고도로 특화돼 있어 새로운 동물 그룹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낮은 '진화적 막다른 길'에 놓이기 쉽다.
물리적인 한계도 명확하다. '제곱-세제곱 법칙'에 따라 동물의 몸집이 커질수록 부피(질량)는 표면적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한다. 이는 다리, 뼈, 심장 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체중을 지탱해야 함을 의미하며, 특정 크기를 넘어서면 생물학적 구조가 버틸 수 없게 된다.
최근에는 많은 생물학자들이 코프의 법칙이 자연의 절대적 법칙이 아니라 연구자들의 편향에서 비롯된 '통계적 착시'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연구자들이 크고 카리스마 있는 동물을 연구하려는 경향이 몸집 증가 추세를 과대평가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자원이 제한된 섬과 같은 환경에서 종의 크기가 오히려 작아지는 '섬 왜소화' 현상도 코프의 법칙의 대표적인 예외다. 이 효과로 왜소 코끼리나 난쟁이 하마, 호빗 크기의 고대 인류 '호모 플로레시엔시스' 등이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진화에서 중요한 것은 몸집의 크기가 아니라 주어진 환경에 얼마나 잘 적응하는지 여부다. 크기는 특정 상황에서 유리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생존을 보장하는 것은 결국 적응력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