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의 전쟁이 발발하면서 해수 담수화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페르시아만 연안 석유 부국들의 물 공급망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 비즈니스는 12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전쟁이 걸프만 국가들의 근본적인 취약점, 즉 물을 담수화 플랜트에 의존하는 현실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 걸프만 연안 국가들은 사막 기후로 인해 강이나 호수 같은 자연적인 담수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들 국가는 풍부한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대규모 해수 담수화 시설을 건설해 인구 증가와 산업 발전에 필요한 물을 공급해왔다.

문제는 이 담수화 시설이 전쟁과 같은 외부 충격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담수화 플랜트는 해안가에 위치한 대규모 기반시설이어서 군사적 공격의 표적이 되기 쉽다. 만약 플랜트가 파괴될 경우, 해당 지역의 식수 공급은 물론 산업과 농업까지 전반적인 시스템이 마비될 수 있다.

또한 직접적인 타격이 아니더라도 전쟁으로 인한 유조선 피격이나 해상 시설 파괴로 원유가 유출될 경우, 담수화 시설의 취수원이 오염돼 가동이 중단될 위험도 존재한다. 이는 걸프만 국가들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전쟁은 그동안 경제 발전의 동력이었던 담수화 시설이 유사시에는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이에 따라 걸프만 국가들이 향후 물 공급망 다변화와 핵심 기반시설 방호 전략을 시급히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