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 1만1000광년 떨어진 우주에서 두 행성이 충돌하며 지구의 달과 같은 위성이 만들어지는 과정으로 추정되는 현상이 포착됐다.
12일(현지시간) 과학 전문매체 IFL사이언스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대학교 대학원생 아나스타시오스 차니다키스가 이끄는 연구팀은 가이아(Gaia) 우주망원경의 과거 관측 데이터를 분석하던 중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약 45억년 전 화성 크기의 행성 '테이아'가 원시 지구와 충돌해 달이 생성됐다는 '거대 충돌설'을 뒷받침하는 실제 관측 사례가 될 수 있어 주목된다.
연구팀은 '가이아20ehk'로 명명된 항성의 밝기 변화를 추적했다. 태양보다 약 30% 더 무거운 이 별은 2016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빛이 미세하게 어두워지는 현상을 보이다 2021년경 밝기가 급격하고 불규칙하게 변하는 것이 확인됐다. 차니다키스는 "태양과 같은 항성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현상"이라며 이례적인 변화에 주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적외선 관측 데이터를 교차 분석한 결과, 별의 가시광선 밝기가 어두워질 때마다 적외선 방출량은 급증하는 정반대의 패턴이 나타났다. 이는 별빛을 가린 물질이 충돌로 인해 뜨거워진 다량의 먼지이며, 이 먼지가 적외선 형태로 빛을 내뿜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차니다키스는 "두 행성이 서로 가까워지며 나선형으로 돌다 처음에는 스치듯 충돌해 적은 양의 에너지를 방출했고, 이후 파국적인 대충돌이 일어나면서 적외선 방출량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먼지 구름은 항성으로부터 약 1억6500만㎞ 떨어진 궤도를 돌고 있는데, 이는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와 비슷하다.
이 먼지 구름은 시간이 지나며 식고 응축돼 충돌에서 살아남은 행성 주위를 도는 하나의 거대한 위성, 즉 '제2의 달'이 될 가능성이 있다. 관측된 먼지의 총질량은 달의 1% 미만이지만, 먼지처럼 널리 퍼져 있지 않은 더 큰 파편들이 숨어 있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번 발견은 외계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연구하는 우주생물학 분야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전망이다. 연구에 참여한 제임스 대븐포트 박사는 "달은 지구를 소행성으로부터 보호하고 조수간만과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등 생명체가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핵심 요소"라며 "이러한 충돌을 더 많이 관측한다면 우리 세계의 형성 과정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