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기업가 출신인 재러드 아이잭먼 미국 항공우주국(NASA) 신임 국장이 수십년간 지연된 달 탐사 '아르테미스 계획'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에 착수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취임한 아이잭먼 국장은 최근 달 궤도 우주정거장 '루나 게이트웨이' 건설을 백지화하고 2028년까지 유인 달 착륙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아르테미스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개혁안은 기존 계획의 핵심 요소였던 50억달러(약 7조2000억원) 규모의 루나 게이트웨이 프로젝트를 폐기하는 것이 골자다. 대신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이 개발 중인 달 착륙선과 오리온 우주캡슐의 도킹 시험 임무를 추가하는 등 보다 신속한 발사 일정을 추진한다.
NASA의 아르테미스 계획은 수십년 만에 인류를 다시 달에 보내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현재까지 약 1000억달러(약 144조원)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우주비행사 한 명도 달 궤도에 올리지 못하며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WSJ는 NASA가 지체하는 동안 중국이 먼저 유인 달 착륙에 성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전했다.
아이잭먼 국장은 민간 부문 출신다운 단호한 리더십으로 조직에 변화를 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2024년 보잉 스타라이너 우주선의 추진기 고장으로 우주비행사 2명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몇 달간 고립됐던 사건에 대해 신랄한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하도록 지시했다. 보고서는 하드웨어 결함보다 NASA의 의사결정과 리더십 실패가 더 큰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아이잭먼 국장의 투명성 확보 노력에 의회도 힘을 싣는 모양새다. 지난주 상원 상업·과학·교통위원회는 '2026년 NASA 수권법'을 승인하며 아이잭먼 국장에게 기존 아르테미스 계획과 하드웨어를 '용도 변경, 재프로그래밍, 재구성 또는 재할당'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이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우주발사시스템(SLS) 로켓 등 특정 프로젝트를 고수해 온 의회가 아이잭먼 국장의 개혁안에 사실상 '청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WSJ는 의원들이 아이잭먼 국장과 그의 비전에 신뢰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NASA는 다음 달 초 4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달 궤도를 도는 아르테미스 2호 임무를 앞두고 있다. 이 임무가 성공적으로 완수될 경우 인류를 역사상 가장 먼 우주로 보내는 기록을 세우게 되며, NASA가 재도약하는 본격적인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