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최고법원이 공식 신분증의 성별 정보 변경을 금지하는 회원국 법률은 EU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사법재판소(ECJ)는 이날 성 정체성과 공식 서류상의 성별이 일치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어려움을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소송은 불가리아 국적의 한 시민이 제기했다. 출생 시 남성으로 등록된 그는 호르몬 치료를 시작하며 자신을 여성으로 정체화했다. 이후 이탈리아로 이주한 그는 불가리아 당국에 법적 성별, 이름,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요청했다.

하지만 불가리아 법원은 성별을 생물학적으로만 엄격하게 정의하고 성별 정보 변경을 금지하는 국내 규정을 근거로 그의 요청을 기각했다.

ECJ는 신원 확인 서류 발급은 각 회원국의 소관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개인의 성 정체성과 신분증 정보가 불일치할 경우 일상적인 신원 확인, 여행, 직업 활동 등에서 의심을 유발하고 '상당한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불편이 EU의 핵심 원칙인 '이동의 자유'에 대한 권리 행사를 저해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성별 변경에 대한 회원국의 보수적인 법률에 제동을 걸고 EU 내 성소수자 권리 보장에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