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걸프 지역 이웃 국가들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하며 역내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란의 공격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는 전날 회의를 열어 이란의 걸프 지역 이웃 국가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찬성 13표, 기권 2표로 통과시켰다. 이번 결의안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테헤란 공습으로 시작된 분쟁이 12일째 이어지며 이란이 주변국으로 공격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이란의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결의안이 분쟁의 시발점이 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테헤란 공습을 언급하지 않아 '극도로 불균형하다'며 기권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결의안이 마치 이란이 '악의를 갖고 이유 없이 아랍 국가들을 공격한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공격은 걸프 지역 주요 기반시설에 집중됐다. 바레인에서는 무하라크섬에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이 섬에는 바레인 국제공항과 석유 산업 시설이 위치해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두바이 국제공항 인근에 이란 무인기(드론) 2대가 떨어져 4명이 다쳤으며, 두바이 크릭 하버의 고급 아파트 단지에도 드론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이라크 남부 바스라항에서는 선박 간 환적 구역의 선박이 공격받아 최소 1명이 사망하고 모든 석유 터미널 운영이 중단됐다. 이라크 해군 관계자에 따르면 호르 알주바이르항 인근에서는 호주 국적 유조선이 피격돼 승무원 25명이 구조됐다. 오만 살랄라항에서도 연료 저장 탱크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현지 매체가 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이스라엘군은 테헤란을 겨냥한 또 다른 '대규모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 국방부는 의회에 개전 첫 주의 전비가 113억달러(약 16조2720억원)에 달했다고 보고했으며, 이 중 50억달러(약 7조2000억원)는 개전 첫 주말에 소모된 군수품 비용으로 알려졌다.

분쟁은 레바논 전선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연계 목표물을 타격하고 있다. 베이루트 동부 해안 지역에서는 이스라엘군의 차량 공습으로 7명이 숨지고 21명이 다쳤다. 이에 맞서 헤즈볼라도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수십 발의 로켓을 발사했다.

이번 사태로 국제 유가 등 에너지 시장 불안이 커지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비상 비축유 4억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역시 전략비축유(SPR)에서 1억7200만배럴을 다음 주에 방출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분쟁으로 인한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이란 당국은 자국 내 사망자가 1300명을 넘었다고 밝혔으며, 이스라엘에서는 12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미군은 7명이 전사하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레바논에서는 최소 634명이 사망하고 75만9000명의 국내 실향민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