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국제 에너지 시장의 혼란을 자국의 지정학적 목표 달성을 위한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외교적 대화를 이어가는 동시에 이란에 군사 정보를 제공하며 미군을 겨냥하도록 돕는 '이중 게임'을 펼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선언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대러시아 제재 완화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공식적으로는 적대 행위 중단을 촉구하고 있으나, 전쟁이 지속되는 것이 크렘린궁의 이익에 부합하는 상황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러시아는 막대한 재정적 이익을 얻고 있으며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 조달 능력을 키워주고 있다.
반면 미국이 이란과의 분쟁에 집중하고 걸프 국가들이 이란의 공격에 대응해 대량의 방공 미사일을 소모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무기 확보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러시아군은 5년째 우크라이나에서 발이 묶인 상태다.
이번 위기는 푸틴 대통령에게 유럽의 '탈러시아 에너지' 기조를 시험할 기회이기도 하다. 일부 유럽연합(EU) 관계자들은 연료 가격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압박이 회원국 간 분열을 심화시켜 EU의 대우크라이나 지원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러시아에 상당한 영향력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유럽의 불안감은 키릴 드미트리에프 크렘린궁 특사가 전날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리들을 만나 에너지 위기와 양국 간 '유망한 경제 협력 프로젝트'를 논의하면서 더욱 커졌다. 유럽 동맹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 지원 의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동 위기가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에서 유리한 협상 타결과 유럽으로부터 미국을 떼어내 러시아와의 파트너십으로 유도하는 두 가지 핵심 목표를 달성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