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신생 바이오 기업 에노디아 테라퓨틱스가 미국 키자 라이프 사이언스의 전임상 단계 단백질 분해 프로그램을 총 1억2800만달러(약 1843억원) 규모로 인수한다.

12일 바이오 전문매체 피어스바이오텍에 따르면 에노디아는 키자에 계약금 100만달러(약 14억4000만원)를 우선 지급하고, 향후 개발·규제·상업화 단계별 성공에 따라 최대 1억2700만달러의 마일스톤과 별도의 경상 로열티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번 계약은 키자가 약 10년간 연구해 온 'Sec61 복합체' 표적 저분자 억제제 기술에 관한 것이다. Sec61 복합체는 세포 내 단백질 생산의 핵심 단계를 매개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인수는 동일한 Sec61 복합체를 연구하는 에노디아의 플랫폼 기술과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에노디아는 Sec61 조절을 통해 질병 관련 단백질 생성을 막는 저분자 억제제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이브 리베일 에노디아 최고경영자(CEO)는 "키자의 광범위한 전임상 데이터를 우리 플랫폼에 통합함으로써 후보 프로그램 전반에 걸쳐 신속하고 정보에 입각한 개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에노디아(Enodia Therapeutics)는 2025년 2월 출범한 신생 바이오텍이다.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의 연구에 기반을 둔 플랫폼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설립됐으며, 지난 1월에는 화이자 벤처스가 참여한 시드 투자 라운드에서 2500만달러(약 360억원)를 유치한 바 있다. 회사는 Sec61 복합체 조절을 통해 기존에 치료가 어려웠던 단백질 표적을 공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반면 키자 라이프 사이언스(Kezar Life Sciences)는 최근 어려운 시기를 겪어왔다. 지난해 10월 자가면역성 간염 치료제 후보물질 '제토밉조밉'의 허가용 임상시험을 두고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이견을 좁히지 못했으며, 이후 대규모 감원 등 비용 절감 조치를 단행했다. 이번 프로그램 매각은 이러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크리스 커크 키자 CEO는 프로그램을 매각하면서도 "Sec61 표적에 대한 강한 확신을 계속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거래를 통해 에노디아는 핵심 파이프라인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으며, 키자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비희석성 자금을 확보하며 사업 전략을 재정비할 기회를 얻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