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분쟁이 격화하며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파장이 커지자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긴급 대응에 나선다.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세안 경제장관들은 오는 13일 필리핀에서 대면 회의를 열고, 같은 날 외교장관들은 화상으로 특별 회의를 개최해 중동 위기 확산에 따른 경제적 영향과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는 약 2주 전 시작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열린다. 이 공습으로 현재까지 약 2000명이 사망했으며, 세계 에너지 시장과 물류망은 큰 혼란에 빠졌다.
특히 전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급등했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필리핀의 알란 겝티 통상차관은 기자들에게 "위기가 인플레이션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며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아세안 경제 전반에 미칠 충격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아세안 일부 회원국들은 이미 자체적인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필리핀은 연료 절약을 위해 공공 부문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했으며, 유류세 인하를 의회에 요청했다. 베트남은 최근 유가 급등세가 다소 진정되자 소매 유가를 인하했지만, 공급망 불안으로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태국은 이달 초 라오스와 미얀마를 제외한 모든 국가에 대한 에너지 수출을 중단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겝티 차관은 "진행 중인 분쟁에 대한 우리의 조치와 대응은 반드시 동기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아세안 차원의 공조 필요성을 역설했다.
앞서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분쟁 격화에 대해 "특히 유감스럽다"고 밝히고 즉각적인 적대 행위 중단과 모든 당사자의 최대한의 자제, 민간인 보호, 국제법에 따른 대화를 촉구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