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중동 전쟁 발발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과 지정학적 불안감 고조로 미국 달러화 대비 3일 연속 하락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런던 외환시장에서 파운드화는 달러 대비 0.2% 하락한 1.3386달러에 거래됐다. 유로 대비로는 소폭 약세를 보여 유로화는 파운드화에 대해 0.1% 오른 86.3펜스를 기록했다.

중동 지역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자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달러화로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파운드화는 지난 2월 28일 전쟁 발발 이후 달러 대비 0.7% 하락했다.

다만 파운드화는 다른 주요 에너지 수입국 통화에 비해서는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유로화와 한국 원화는 2~3% 하락했으며, 인도 루피화와 일본 엔화도 각각 1.5% 이상 가치가 떨어졌다. 특히 유로화는 분쟁 시작 이후 파운드화에 대해서도 1.3% 하락했다.

이러한 파운드화의 상대적 강세 배경에는 영란은행(BOE)의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 기대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당초 시장은 올해 영란은행이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제는 오는 12월까지 한 차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약 50%로 보고 있다.

시티 인덱스의 피오나 친코타 전략가는 "영란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공격적으로 재조정된 것이 파운드화에 일부 지지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이날 연설을 앞두고 있으며,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 회의는 다음 주에 열릴 예정이다.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전망도 바뀌고 있다. 스와프 시장 가격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두 차례 금리를 인상할 수 있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존에 예상됐던 두 차례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작아진 것으로 관측된다.

금리 인상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단기 채권을 매도하고 있다. 특히 영국 국채 시장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아 2년물 국채 금리는 전쟁 시작 이후 50bp(1bp=0.01%포인트) 급등했다. 이는 이탈리아(38bp), 호주(30bp), 미국(21bp)의 2년물 국채 금리 상승폭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친코타 전략가는 "당분간 시장의 초점은 지정학적 상황 전개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 및 인플레이션 압력에 계속 맞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