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이 세계적인 코코아 공급국으로 발돋움하려던 계획이 가격 폭락으로 인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24년 최고가 대비 70% 폭락한 코코아 가격으로 인해 브라질의 신규 산업형 코코아 농장 프로젝트들이 무더기로 중단되고 있다.

현재 코코아 가격은 톤당 3000달러 수준으로 급락했다. 농부들과 분석가들은 이 가격에서는 브라질의 산업형 코코아 재배 프로젝트 중 약 절반이 취소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브라질 북동부를 중심으로 추진되던 이 프로젝트들은 최소 7만5000헥타르의 재배 면적을 추가할 예정이었다. 이는 세계 코코아 수요의 약 5%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라고 공급망 서비스 제공업체 차르니코프(Czarnikow)는 추산했다.

브라질 바이아주에서 코코아 농장을 운영하는 파울루 토레스 고문은 "브라질의 확장 계획에 거대한 찬물이 끼얹어졌다"며 "현재 가격으로는 신규 농장의 투자비나 생산비를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 역시 30헥타르 규모의 추가 재배 계획을 취소했다.

이러한 대규모 농장 계획은 카길, 배리 칼레보 등 주요 기업들의 지원을 받았다. 가나와 코트디부아르 등 서아프리카에 편중된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수년간 이어진 공급 부족 사태를 해결할 대안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서아프리카 지역은 악천후와 질병 등으로 2023년과 2024년 생산량이 급감했고 이로 인해 코코아 가격은 톤당 2500달러에서 1만1000달러 이상으로 폭등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서아프리카 생산량이 회복되고 에콰도르 등 다른 지역의 생산이 늘면서 가격은 다시 폭락했다. 동시에 초콜릿 가격 급등에 따른 소비 위축, 체중 감량 약물의 인기, 인공 향미 팜유 버터 등 대체재 사용 증가도 코코아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을 부채질했다.

브라질 북동부의 대규모 코코아 농부인 모이세스 슈미트는 "시세가 톤당 5000달러 미만으로 유지된다면 프로젝트의 50%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스위스 투자사 뉴에그 파트너스가 추진하던 최대 8900헥타르 규모의 프로젝트가 중단됐다고 복수의 소식통은 전했다. 상파울루에 본사를 둔 자산운용사 코파 인베스티멘토스 역시 산업형 농장 투자를 "재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의 코코아 생산이 앞으로도 성장할 수는 있겠지만 대규모 산업형 농장보다는 다른 작물과 함께 재배하는 다각화 전략의 일환으로 훨씬 느린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