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가 재생에너지 전력 구매 가격을 소급 삭감하자 외국 투자자들이 법적 대응을 경고하고 나섰다.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한국, 태국 등 5개국 주베트남 상공회의소는 이날 베트남 정부에 공동 서한을 보내 전력 요금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소송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한에서 베트남 당국이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전력 생산업체들이 베트남 또는 다른 관할권에서 분쟁 해결 절차를 밟는 등 구제책을 모색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어 이번 분쟁이 원만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수십억달러 규모의 투자에 대한 채무불이행과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분쟁은 베트남 정부가 지난해 일부 풍력 및 태양광 발전소에 대해 기존에 합의했던 보조금 지급 요율을 소급하여 삭감하면서 시작됐다. 베트남 정부는 요율 변경의 배경으로 일부 사업자의 특혜 요금 접근 과정에서 불규칙성이 있었다는 점을 들었다.

베트남은 수년간 관대한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통해 재생에너지 투자를 유치해왔다. 이는 국영 베트남전력공사(EVN)가 20년간 시장 가격보다 높은 고정 가격으로 전력을 구매하는 것을 보장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높은 보조금 지급 요율은 전력 독점 구매자인 EVN의 손실을 키웠고 이는 가정과 공장의 전기료 인상으로 이어졌다. 결국 베트남 정부는 관련 조사를 거쳐 2025년 1월부터 소급 적용되는 요금 변경을 단행했다.

이번 서한 발송에 앞서 지난해 5월에는 사모펀드 드래곤 캐피탈, 필리핀 ACEN 에너지 그룹의 베트남 자회사 등 16개 피해 기업이 공동으로 대응에 나선 바 있다. 분쟁에 영향을 받는 프로젝트의 총 발전 용량은 12기가와트(GW)에 달한다.

로이터는 서한을 수신한 베트남 산업부와 EVN이 즉각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분쟁은 이란 분쟁 등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 위험으로 어려움을 겪는 베트남 에너지 부문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