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기술주와 소프트웨어 관련주는 상승한 반면 전통적인 경기방어주로 꼽히는 헬스케어와 포장식품 관련주는 매도세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헬스케어 셀렉트 섹터 상장지수펀드(ETF)'는 약 4% 하락했으며 '필수소비재 셀렉트 섹터 ETF'도 5%가량 손실을 봤다. 반면 '테크놀로지 셀렉트 섹터 ETF'는 완만하게 상승했고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약 1% 하락에 그쳤다.

WSJ는 이러한 현상의 첫 번째 이유로 전쟁 발발 이전에 이미 투자자들이 인공지능(AI) 관련 불확실성과 고평가된 기술주를 피해 경기방어주로 몰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해당 섹터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러 더 이상 저렴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쟁이 터졌다는 것이다.

투자회사 발 앤 게이너의 닉 펀서 상무이사는 WSJ에 "시장의 시선이 AI로 인한 일자리 대체 우려에서 전쟁으로 옮겨갔다"며 "유가나 복잡한 글로벌 공급망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기술주가 더 깔끔한 투자처로 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는 헬스케어와 필수소비재 산업이 마주한 구조적 문제가 지적됐다. 식품업계는 제너럴 밀스나 캠벨 수프 같은 기업들이 자체 브랜드(PB) 상품과의 경쟁 심화, K자형 경제의 압박, GLP-1 비만치료제가 간식 습관을 바꿀 수 있다는 새로운 위협에 직면해 있다.

헬스케어 업계에서는 유나이티드헬스 그룹, 센텐, 휴매나 등 대형 건강보험사들이 정부의 의료비 억제 압력과 급증하는 의료 비용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WSJ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기회는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전쟁 발발 이후 선방한 주식들은 미국 내수 비중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팩트셋 데이터에 따르면 S&P 500의 헬스케어 및 필수소비재 부문 상위 20개 기업은 평균적으로 북미에서 매출의 약 72%를 창출했다.

반면 하위 성과 기업들의 북미 매출 비중은 평균 59%에 그쳤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붕괴나 에너지 비용 상승 등 지정학적 충격에 더 크게 노출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씨티의 헬스케어 전략가 트래버 데이비스는 단순히 저평가된 주식을 쫓기보다 신뢰할 수 있는 성장성을 갖춘 기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기업의 주가수익비율을 예상 주당순이익 증가율로 나눈 주가수익성장비율(PEG)을 유용한 척도로 제시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제약 부문에서는 애브비, 일라이 릴리, GE헬스케어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식품 부문에서는 J.M. 스머커, 코카콜라, 몬델리즈 인터내셔널 등이 상대적으로 나은 성장 전망을 가진 기업으로 꼽혔다.

WSJ는 헬스케어와 필수소비재가 현재로서는 전쟁에 대한 확실한 피난처가 아니지만 AI 관련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될 경우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며 현명한 투자자들은 현재의 부진을 이용해 좋은 종목을 적절한 가격에 발굴할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