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주요 경제 연구소들이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을 이유로 올해 독일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독일의 Ifo 연구소와 키일 세계경제연구소는 이날 각각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독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에서 0.8%로 낮췄다. RWI 라이프니츠 경제연구소 역시 올해 성장률 전망을 1.0%에서 0.9%로 하향 조정했다.
연구소들은 중동 분쟁이 촉발한 에너지 가격 불안정성을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티모 볼머스호이저 Ifo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유가와 가스 가격이 다시 하락한다면 인플레이션율이 2.5% 미만으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유가가 현재 수준을 장기간 유지할 경우 독일의 인플레이션은 3%에 육박하고 성장률은 0.6%까지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fo의 기존 2026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평균 2.0%였다.
2027년 전망에 대해서는 연구소별로 시각이 엇갈렸다. Ifo 연구소는 에너지 가격이 안정될 경우 1.2% 성장을 예상했지만 분쟁으로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 0.8%로 후퇴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키일 연구소는 1.4% 성장을, RWI 연구소는 1.2% 성장을 전망했다.
독일 경제는 미국의 관세 장벽 등 무역 악재에도 불구하고 약 1조달러(약 1440조원) 규모의 인프라 및 국방 재정 부양책에 힘입어 지난해 2022년 이후 처음으로 성장세로 돌아선 바 있다. 키일 연구소는 "독일이 3년간의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 완만한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회복은 독일이 전통적으로 의존해 온 수출이 아닌 정부 주도의 내수 소비가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슈테판 쿠츠 키일 연구소 경제전망실장은 "막대한 재정 적자로 마련된 부양책이 없다면 그 동력은 자생적 회복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